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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재질6

참다 참다 터진 어느 날 나만 기억하는 시월드 이야기 역시나.. 역시나 제사 지내는 날이었다. 몇 년간의 불쾌함과 갈등이 쌓이고 누르고, 쌓이고 누르고 힘겨운 때이기도 했다. 눈치 보면서 야근 빠지고 힘들게 가서 1차 설거지 한바탕 마치고 소파에 잠시 앉아서..급한 회사이메일 확인 중이었다. 2차 설거지는 남편의 동생이 했다. 그때까지도 남편은 나보다 더 일찍 퇴근하고도 일을 안 했다. 갑자기 어머니가 내 옆을 지나가면서 집안에 있는 인터넷 공유기가 문제가 있던 상황이었는데, 그걸 두고..특유의 쏘아대는 말투로"너 이거라도 해. 아무것도 안 했으니까".. ??ㅁㅊ...이건 더 이상 참아줄 수가 없었다."제가 한 게 아무것도 없어요?""그럼, 네가 한 게 뭔가 있니?"나는 방에 들어가서 그 순간마저도 더 이상 말대답하지 않.. 2025. 1. 16.
신혼 때 절대 믿으면 안되는 말 나만 기억하는 시월드 이야기 축복받은 사람을 제외하고.. 시월드에서 이 말들은 절대 믿으면 안 된다.1. 나한테 다 말해~ 나만 믿어라~2. 딸처럼 대해줄게~ 딸이 생겼다고 생각할게~ 결혼할 때의 여자의 마음은 다 비슷한 시작점을 가진다. 남이 아니라 가족이 되고 싶고 사랑하고 싶고 가까워지고 싶어 한다. 좋게 좋게 좋은 기억만 쌓고 싶어 한다.  나한테 다 말하라는 것은 나에게 의지하라는 말이 아니다. 다 말하면 그걸 듣고 통제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하는 말이다.  딸처럼 대할 수 없다. 내가 낳지도 않은 다 큰 여자가 갑자기 어떻게 딸이 된다는 말이냐.  어떻게 내 배 아파 낳은 딸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냐는 말이다.. 절대 안 된다.  절대 그렇게 안 해주더라..   각설하고,난 정말 친해지고 싶었고.. 2025. 1. 15.
결혼식 이후 과일바구니 선물 나만 기억하는 시월드 이야기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한 달도 안 되었을 때였다. 엄마아빠가 하나하나 직접 고르신 과일들이 담긴 매우 커다란 바구니를 안고 시가에 갔었다.시어머니가 받자마자 짜증 섞인 앵앵거리는 목소리로"아휴 이걸 어떡해. 이걸 어쩌면 좋아"이 말을 몇번을 반복했는지 모른다.  내가 옆에 같이 서있는 걸 의식을 못하는 건지. 며느리 따위가 듣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어서인지.. 뭐 그렇게까지 반응하냐고 따지고 싶은 말이 목구멍 밖으로 나오려고 난리 치는 걸 겨우 밀어 넣었었다. 나도 살아보니 알긴 안다. 원하지 않은 음식이 집에 들어왔을 때 처치곤란으로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닌 것을..하지만 사돈이 처음 선물한 과일바구니를 보고... 거기까지는 그래..괜찮았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다 같이 .. 2025. 1. 15.
명절 트라우마 배탈 나만 기억하는 시월드 이야기 결혼하고 두 번째 추석이었다. 그때는 남편도 철딱서니가 없을 때라 나를 도와주지 말라는 시어머니의 눈치에조용히 방구석에 쳐들어가 누워있던 시기였다. 시어머니는 추석연휴라고 남편의 여동생을 여행 보낸 상황이었다. 기름냄새를 지독하게 싫어하는 나는 오전 내내 전을 부치고 갑자기 배탈이 났었다.  꾹 참고 가스렌지 앞에서 벌서고 있는데 시어머니는 왔다 갔다 남편이랑 수다 떨다가 나를 감시하다가.. 늦은 점심을 준비하려는 상황에 어머니에게 배를 움켜쥐고 말했다."저는 배가 아파서 점심을 못 먹겠어요."끝말을 매정하게 잘라먹으면서 하시는 답변은"너 안 먹어도 밥은 차려"이렇게 말을 하고는 휙 가스레인지 앞으로 돌아서더라. 당신 딸이었어봐.. 약부터 찾던지 누워있으라고 하겠지.. 남의 .. 2025. 1. 15.
엄마의 생일과 시어머니의 무례함 나만 기억하는 시월드 이야기 역시나 주방에서의 대화였다.  시어머니에게 마음을 열고 편한 대화를 하고자 이야기를 먼저 시작했다."제가 저번에 너무 바빠서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가지고 엄마 생일을 저녁이 다 되어서야 기억을 한 거예요. 너무 미안하고 너무 늦게 생각이 나서...""결혼 전에는 생신 때마다 미역국도 끓여드리고 했었는데.. 너무 미안한 마음이 컸어요." 시큰둥한 표정을 하다가 내 말이 끝나자마자 시어머니가 뱉은 충격적인 말..기가 차는 듯한 얼굴로 혀를 차면서"바라는 것도 많아~"...?? "네?"너무 황당해서 내가 잘못 들은 거라고 우기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그때는 그랬다. 내 성질대로 지랄하고 싶지 않았고. 결혼을 망치고 싶지 않았고. 최종적으로 내 부모님이 속상할 일이 생기는 게 싫었.. 2025. 1. 15.
나 어릴 적의 엄마를 떠올리면서 엄마의 사랑은 애를 낳으면 비로소 알게 된다고들 하던데, 나는 애가 없는 관계로 결혼을 하자마자 하나씩 깨닫게 되었던 것 같다. 엄마가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존재인지, 엄마한테 얼마나 미안했던 건지..  지금 생각해도 웃기지만 그 깨달음의 가볍고 소소한 첫 단계는 남편이었다. 밥 차리고 밥 먹으라는데 대답만 하고 몸뚱이는 절대 움직이지 않는 남편을 보며,  죽어도 안 먹을 듯 거부하더니 갑자기 튀어나와 밥 있냐고 무뇌스러운 질문을 하는 남편을 보며.. 내가 엄마에게 했던 똑같은 무뇌 행동들의 파노라마가 펼쳐지더라.  그땐 정말 몰랐다. 아무 생각 없이 내 멋대로 밥 있냐고 물어보고.  그게 얼마나 짜증나고 지치는 일상인지 몰랐다.  아무리 나는 엄마 새끼라서 팔이 안으로 굽는다 해도 말이다.  좀 더 노.. 2022.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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