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기억하는 시월드 이야기
축복받은 사람을 제외하고.. 시월드에서 이 말들은 절대 믿으면 안 된다.
1. 나한테 다 말해~ 나만 믿어라~
2. 딸처럼 대해줄게~ 딸이 생겼다고 생각할게~
결혼할 때의 여자의 마음은 다 비슷한 시작점을 가진다. 남이 아니라 가족이 되고 싶고 사랑하고 싶고 가까워지고 싶어 한다. 좋게 좋게 좋은 기억만 쌓고 싶어 한다.
나한테 다 말하라는 것은 나에게 의지하라는 말이 아니다. 다 말하면 그걸 듣고 통제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하는 말이다.
딸처럼 대할 수 없다. 내가 낳지도 않은 다 큰 여자가 갑자기 어떻게 딸이 된다는 말이냐. 어떻게 내 배 아파 낳은 딸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냐는 말이다.. 절대 안 된다. 절대 그렇게 안 해주더라..
각설하고,
난 정말 친해지고 싶었고 시부모가 생겼다는 게 마냥 반가웠었다. 그게 잠깐이 될 줄은 몰랐지만...
성격이 강한 나와 철없는 남편의 조합으로 신혼은 꽤 고달팠다.
시어머니는 남편에게 화가 나거나 불편한 게 있으면 당신한테 다 말을 하라고 했다. 편하게 말해도 정말 괜찮다고 했다.
간섭을 넘어 자기 자식들보다 나를 통제하고 싶어 하는 게 강하게 느껴졌었다. 자존감이 많이 낮은가 보다 했다.
사실 그때의 더 큰 문제는 남편이기도 했다. 입만 열면 자기 엄마만 찾고 엄마에게 다 물어보고 다 말하던 진정한 유리병 같았던 그때의 남편.
그걸 듣고 캐묻는 시어머니에게 어쩔 수 없이 대충 사연을 말했더니.
또 말끝을 잘라먹으며
"그게 상처되는 거니? 그게 그렇게 서운하니?"
이런 말들이 시작하면서.. 사실은 시작이 아니라 그게 전부였다. 말하라고 해놓고 나한테 따지는 모양.. 뭐 하자는 거야? 당신이 물어봐서 말한 거잖아요.. 어쩌라고요.
아니, 말끝을 잘라먹으며 말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은 왜 그럴까?
성격이 급한 면도 당연히 있겠지만. 오래되어 굳어버린 습관이기도 하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의 중심이 과도한 경우, 낮은 공감력이 대표적인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서둘러 상대방의 말을 끊음으로 자신의 중심으로 끌어오려는 심리도 있다.
상호존중의 대화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유형도 그렇다. 자신의 언행이 상대에게 또는 남에게 어떻게 비추어질지 아예 인식조차 못하는 사람이 있다.
매우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그저 단순하게 입장 바꿔서 생각을 해볼 여유만 있어도 개선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남편의 대변인이 되고 싶은 거였다. 내 새끼라서 그런가? 하하...
"네가 좀 참고~"
요지 파악도 못하고 공감 능력도 더럽게 없으신데..
말끝마다 항상 나를 루저로, 아래로 만들고 싶어 하는 그 말투.. 내가 여자라서, 며느리라서..
말을 섞은 나도 미련하지만 저분도 시어머니가 처음이라 참 지혜가 없으시구나 싶었다.
차라리 그렇게 생각하는게 긍정적인 상황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참.. 그 시절을 버틴 내가 기특하다. 이렇게 정리하는 수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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